함께 키우고 함께 웃는 행복 육아실현
“싫어, 싫어!”
싫다고 몸부림치는 아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왔다. 오빠가 장난감을 빌려주지 않아 기분이 나빴는지 계속해서 물건을 집어던졌기 때문이다. 방으로 들어온 지온이는 발길질까지 하며 고래고래 울기 시작했다. 아이의 발길질이 내 몸에 닿지 않게 떨어뜨린 후 아이에게 말했다.
“지온아, 때리는 건 잘못된 행동이야. 아빠는 지온이 울음 그칠 때까지 기다릴 거야. 울음 그치면 아빠랑 이야기하고 거실로 같이 나가자.”
내 말에 오히려 더 크게 우는 지온이와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리는 나 사이의 대치가 계속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가 적어도 30분 이상 울 것을 예상하고 방에 들어왔으니 인상을 쓸 필요도, 소리를 지를 필요도 없다. 아이 울음에 동요되지 않고 그저 차분히 아이가 조금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한참 동안 계속되던 지온이의 울음이 아주 조금 작아졌다. 지금이 찬스다.
“지온이도 울음 그치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잘하고 있어. 지온이도 화난 이유가 있었지? 지온이 울음 그치면 우리 같이 이야기하자.”
울음과 울음 사이에 아이와 이야기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계속 기다렸다. 좀 더 시간이 흐르자 지온이 울음이 서서히 멈추더니 훌쩍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지온이를 안아주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지온이가 울음을 멈췄구나. 화난 마음을 이기고 울음을 그치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워. 지온이가 울음을 그치니까 아빠 마음도 좋아지네. 아빠랑 저기 앉아서 이야기해볼까?”
어느덧 지온이는 순한 양이 되어 있다. 대화를 나누기 좋은 환경이지만 대화 시간이 절대로 길어선 안 된다. 오빠가 장난감을 빌려주지 않아 속상했을 아이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주고, 그럼에도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것만 짧고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지온이도 기분이 풀렸는지 편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훈육이 끝나면 이제 아이와 즐겁게 놀 시간이다. 우는 아이를 보며 미안했던 마음, 아빠 말을 잘 이해해줘서 고마웠던 마음을 모두 담아 신나게 놀아주었다. 언제 울었냐는 듯 신나게 노는 아이의 모습이 참 예뻤다.
사실 오늘 같은 날, 곤히 잠든 아이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은데 굳이 아이를 방에 데리고 가서 울려야 했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언제나 오냐오냐하는 아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친구 같으면서도 잘못된 점은 분명히 잡아주는 아빠의 태도가 사랑하는 아이를 바르게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최현욱 <85년생 요즘 아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