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물면 안 돼"… 다른 방법 찾아보기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친구를 물었다는 얘기를 들은 부모는 먼저 집에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만들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며 역시 따뜻하게 안아주고 다독여 줘야 합니다. "물지 말라고 했잖아", "왜 자꾸 물어"라고 꾸짖지 말고 "가치(*아이 이름)가 힘들었구나. 무슨 일 있었어?"라고 말해 주는 거지요. 그러면서도 "그래도 친구를 무는 건 안 돼", "물면 친구가 아프대"라고 가르쳐 주고, 무는 것을 대신해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이 없을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겁니다.
만약 친구가 자신의 물건을 가져간 상황에서 그 친구를 물었다면 물건을 돌려달라고 말하거나 선생님에게 도와달라고 해 보자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아이라면 무는 대신에 친구의 옷을 살짝 잡거나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고요. 이처럼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친구를 무는지 잘 살펴보고 무는 행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말을 할 때도 무는 행위를 강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은 친구를 물면 안 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면 오히려 아이를 무는 행위에 집중하게 할 겁니다. 그러니 "오늘도 친구들과 잘 놀아보자"라면서 아이를 꼭 안아주고, "이따 만나면 엄마아빠가 또 이렇게 안아줄게"라고 말해 주세요.
세상에 태어나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마주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사실 문제가 아닙니다.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거지요. 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는 것은 안 되는 일이고, 무는 것 대신에 어떻게 하면 괜찮은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상담=오명녀 센터장, 취재·정리=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