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독서교육] 좋은 책의 기준 7가지
책 육아 카페에는 ‘대박 책, 중박 책, 쪽박 책’이라는 책 육아 맘들이 사용하는 용어가 있다. 특히 전집의 경우 빨리 사서 많이 보여주면 이득이라는 생각에 전집 육아 후기 글은 항상 조회 수가 높다. 그러나 책 육아를 해 본 부모는 누구나 알 것이다.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듯 두 돌쯤 되면 책 취향도 다르다. 그렇다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과연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호평받는 아이 책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펴보자.
호평받는 아이 책들은 특징이 있다. ©김은정
첫째, 보편적인 가치관을 담은 책
만일 어떤 책을 다섯 살에 읽고, 열 살에 읽고, 스무 살에 읽고, 마흔 살에 읽어도 읽을 가치가 있다면, 그 책은 좋은 책이다. 또 어떤 책을 전 세계 아이 대부분이 좋아한다면, 그 책도 좋은 책이다. 이는 바로 보편적인 가치관을 담은 책인 고전을 말한다
둘째, 성장 스토리가 담긴 책
흔히 보잘것없는 평범한 아이가 훌륭한 인물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스토리(initiation story)는 아동 문학에서 주목받는 분야이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인 아이와 엄마는 함께 기쁨을 발견한다. 즉 이야기 속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자신이 체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체험하여 성장한다. 이처럼 성장 스토리가 담긴 책은 아이와 엄마를 성장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셋째, 상승 모티브를 가진 책
우리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잘 키우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책은 인간의 불안감, 고통, 마음의 갈등을 해소해 주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다시 말해 상승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의 마지막 부분에는 오리 새끼가 외로움, 그리움, 배고픔에서 벗어난다. 이를 통해 독자인 우리 아이는 힘들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긍정적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넷째, 암시적·간결한 발단과 열린 결말을 보이는 책
보통 아이들은 30초 정도 주의 집중을 하고, 초등학교 저학년은 3분, 고학년은 5분 정도 주의 집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명작들의 공통점은 암시적 발단을 가진 책들이다. 즉 궁금증을 가지고 있고, 흥미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때 흥미는 농담, 장난스러움, 괴상함, 무서움이 아니라 경이를 말한다. 물론 암시적 발단 외에 간결한 발단도 중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들의 집중력은 그리 길지 않기에 짧은 시간에 아이들을 매료시켜야만 한다.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열린 결말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다섯째, 개성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
소위 위대한 작품이라고 불리는 책들에는 남다른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남는 명작 속의 인물들은 독특한 면을 가진 개성적인 인물들이다. 즉 남다른 환경, 남다른 성격, 남다른 미래가 예상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책이다.
여섯째, 간결한 문장으로 작성된 책
사실 좋은 책이란 단순한 책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복잡하게 기술되면 아이들은 외면하기 마련이다. 좋은 명작들은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작성되어 있다. 즉 쉬운 단어, 간결한 문장, 수평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일곱째,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제시된 책
아이의 책은 그림이 글만큼 중요하다. 좋은 그림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그림이며, 인물들의 얼굴 표정도 살아있는 그림이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들의 크기는 사실적인 크기보다 글의 내용과 관련된 그림이어야 한다. 또한 그림의 방향성과 책의 방향성이 일치해야 좋은 책이다.
물론 보편적인 가치관을 담은 책, 성장 스토리가 담긴 책, 상승 모티브를 가진 책, 암시적·간결한 발단과 열린 결말을 보이는 책, 개성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 간결한 문장으로 쓰인 책,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제시된 책이라고 모두 좋은 책은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 좋은 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부모가 미리 읽어보고 아이와 함께 읽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칼럼니스트 김은정은 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문학박사, 문학평론가로 경성대학교 창의인재대학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는 「스토리텔링의 이해와 활용」, 「문학과 인간」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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